「날개」는 한국 근대소설사에서 가장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상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 이전에 이상은 이미 「오감도」와 「지주회시」와 같은 작품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은 지나치게 실험적이어서 독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으며, 문단 내에서는 적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었다. 이상은 이 작품을 통해 작가적 자의식을 명료하게 형상화함으로써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심리주의 소설가로서의 작가적 위상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발표 당시에 이미 최재서에 의해 “리얼리즘의 심화”라는 평가를 얻었던 것이다.
본명은 김해경(金海卿). 필명은 비구(比久).
1910년 9월 23일 서울 사직동에서 아버지 김연창(金演昌)과 어머니 박세창(朴世昌)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세 살때 백부 김연필(金演弼)의 집으로 옮겨가 조부모의 손에 의해 자라났는데, 백부가 자식이 없어 사실상 종손양자가 되었다. 1917년 신명학교에 입학, 4년 후인 1921년에 이곳을 졸업하고 동광학교 중학과정에 입학했다. 1924년 동광학교가 보성고보에 편입되었는데, 고유섭, 이헌구, 임화 등과 함께 수학했다. 1926년 보성고보를 졸업하고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입학했다. 이상 자신은 미술가를 꿈꾸었으나 백부의 영향으로 건축과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9년 경성고보를 졸업한 후 조선총독부 내무부 건축과 기수로 취직했다. ‘이상’이라는 필명은 경성고보 시절 실습 공사장 인부가 그의 이름을 ‘李樣’이라고 잘못 부른데서 연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