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무너져가는 귀족 가정과 시대의식을 그리고 있다.
몰락한 귀족의 딸 가즈코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도쿄를 떠나지만 고귀한 성품을 잃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한 채 죽어간 어머니, 심약한 성격으로 전쟁에 나갔다 온 후 불량배 같은 생활을 하다가 자살을 선택하는 동생 나오지. 혼자 남은 가즈코는 슬픔 속에서도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살아간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동생의 문학 선생이었던 우에하라를 찾아가 관계를 맺는다.
그의 아이를 가진 가즈코는 퇴폐주의와 술 또한 그가 투쟁하는 방법이라는 걸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새로운 삶을 찾으려 한다.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
다자이는 1909년 메이지 유신 이후 대지주가 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병약했기 때문에 나면서부터 유모의 손에서 자랐고 후에는 숙모에게 맡겨졌다.
다자이는 어려서부터 작문과 외국어에 재능을 보였고 소년 시절엔 성적이 우수했다.
그러나 열아홉 살 되던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 그는 최초의 자살 미수사건을 일으킨다.
1930년 연인 다나베 아쓰미와 투신 자살을 기도했으나 홀로 살아남아 자살 방조죄 혐의를 받고 기소유예 처분되었다.
1935년 맹장 수술을 받은 후 복막염에 걸린 그는 진통제로 사용하던 파비날에 중독된다.
같은 해에 소설 ‘역행’을 아쿠타가와 상에 응모하나 차석에 그친다.
1947년 12월엔 ‘사양(斜陽)’을 발표하며 전후 일본 작가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지만 1948년 연인 야마자키도미에와 함께 다마 강수원지에 투신해, 생애 다섯 번째 자살 기도에서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