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남성들의 펜’이 들려주지 않는 갖가지 이야기, 월터 경의 준남작 명부에 적힌 이름과 작위의 행간에서 사라진 이야기, 그리고 웬트워스 대령의 해군 명부에 기록된 전함의 이름과 장교들의 계급 뒤에 묻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10대 후반의 앤 엘리엇은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그들은 약혼한다.
그러나 웬트워스는 당시 아무것도 없는 해군으로 신분도 고귀하지 않으니 허영심 많은 앤의 아버지, 월터 경의 눈에 찰리가 만무하며, 빛나는 눈을 가졌으나 거침없고 무모하니 레이디 러셀이 앤의 남편감으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
무엇보다 그것은 ‘그냥 앤’에 불과했던 27살 노처녀의 연애사이며, 나아가 월터 경에게는 경멸의 대상에 불과했던 ‘그냥 스미스 부인, 매일 매일의 평범한 스미스 부인’과 약혼자를 기다리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패니 하빌, 또한 해군 대령인 남편과 동행하여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고 다닌 크로프트 부인의 이야기이다.
제인 오스틴 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 스티븐튼에서 교구 목사인 아버지 슬하의 8남매 중 일곱째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늘 독서를 독려했고 어머니는 시와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지어내 들려주었으며 가족 극단을 만들어 아마추어 연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정규교육을 받은 것은 겨우 11살까지에 불과하지만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여 15세 때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했고, 21세 때 첫 장편소설을 완성하는 기염을 토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을 포함한 대표작들의 초고를 대부분 탈고했다.
1년 만에 완성한 이 소설은 출판사에 원고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거절당해 쭉 묵혀 있다가 1813년에야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되어 간신히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그녀의 처녀작이 오히려 ‘이성과 감성’(1811)보다 늦게 출판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경제란에 시달렸던 오스틴은 어머니와 함께 가까운 친척과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 다시 초턴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곳에서 일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이 기간에 맨스필드 파크(1814), ‘엠마’(1815) 등을 차례로 출판했다.
이 책들은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호응을 얻고 그녀에게 작가로서의 확고한 명성을 쌓게 한다.
오스틴은 1816년 마지막 작품 ‘설득’을 탈고하고 이듬해 42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